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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본문

잡담

마지막 이야기.

화미레 2020. 2. 18. 13:10

16mm / F2 / ISO 100 / 1/1000s / Samsung NX300M

 이 블로그를 만든지 어느새 8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곳에서의 마지막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블로깅'을 멈추지는 않을 겁니다. 새 블로그를 만들거에요. 글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새로운 곳에서 조금 더 정돈된 글을 쓰고 싶습니다. 이 블로그 처음 만들때 세웠던 목표가 '나중에 보아도 후회없는 글을 쓰자' 는 것이었는데 지금 보면 잘 지켜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주위 사람들에게 블로그 운영에 대해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걸 보면...으음. 후회할만한 글이 많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아무튼 이번 글에서는 제 짤막한 근황을 남겨보려 합니다.

 

 

 유럽여행을 취소했습니다. 시작부터 불안불안하더니 결국 파토났네요. 요인은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코로나19에 걸리는것도 문제인데, 유럽같은경우 동양인=중국인이라 생각하고 노골적으로 차별한다는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전 그래도 어떻게든 혼자서라도 가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주위에서 하도 말려대서...포기했습니다. 한달 가까이 된 일이지만 지금도 이 일을 언급하기가 쉽지가 않네요.

 

  여행이 취소되어 고통받는 저를 더 괴롭게 하는건 다른곳이라도 가보고 싶지만 못 간다는 겁니다. 중국은 코로나19의 발병지라 - 정확하게는 우한지역이지만 - 할 수 있고, 일본은...지금 방역체계 보면 갈만한 곳이 아니죠. 그에 앞서 한일문제도 있구요. 북미지역은 유럽과 비슷하게 비용이 들겠지만 제가 내키지 않고, 동남아쪽도 내키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만 들고, 이 사건 덕분에 제가 혐오표현을 얼마나 잘 쓰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학교의 졸업식 또한 취소되었습니다.

 

18mm / F11 / ISO 100 / 1/20s / Samsung NX300M

 햇수로 3년을 했던 근로장학생 업무가 끝났습니다. 마무리를 잘 못 지은 느낌인데 어떻게든 되겠죠. 끝낸건 끝낸거고 이제 뒷일이 걱정입니다. 도대체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까요. 솔직히 말하면 의욕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원래는 여행갔다오고나서 취업준비를 하려 했는데, 이렇게 확 사라져버리니 뭐 하고싶은 의욕이 전혀 생기지 않네요. 2월내에는 어떻게든 마음을 추스르려고 노력중에는 있습니다.

 

 일단 백수기간동안은 사진을 많이 찍으러 다니고 싶습니다. 콜마르는 못 갔지만, 제 주위에도 저에게 와닿는 여러 풍경이 있으니까요. 아쉬운건 올해 눈이 거의 오지 않아서 이와 관련된 사진을 못 찍었다는 점. 새하얀 눈이 쌓여있는 추운 거리를 걷는 행위를 꽤 좋아거든요. 날씨가 맑으면 훨씬 더 좋고. 그래도 눈은 거의 다 봤으니 벚꽃사진이나 생각해봐야겠습니다. 작년에도 벚꽃사진 망했거든요. 과천 경마공원 벚꽃축제 전날 미리 갔는데 개화가 거의 안되있어서...간 덕분에 다른 사진도 찍긴 했지만.

 

 실제 이거다 할만한 일상을 보내는게 아니라서 더 쓸 내용도 없네요.

 

 2월이 끝나기 전 이 블로그의 모든 글은 비공개로 돌릴 겁니다. 블로그를 폐쇄하기에는 제가 여기에서 쌓아온 추억이 너무 많아서, 평생 후회할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여태까지 블로그에 관심을 가져주셨던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누가 볼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곳에서 절 볼 수도 있겠죠. 그럼 이만 줄입니다.